고양이 귀에서 계속해서 냄새가 난다면, 외이염이나 귀 진드기 감염 같은 구체적인 질환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두 가지는 귀 내부의 염증과 자극을 유발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원인도 다르고 치료 접근도 완전히 다릅니다. 증상만 보고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기 때문에 보호자가 정확한 차이를 알고 있어야 빠르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고양이 외이염과 귀 진드기 구별법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외이염 vs 귀 진드기,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외이염: 염증으로 인한 감염

고양이의 외이염은 세균, 곰팡이(효모), 알레르기, 자가면역 반응, 습기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합니다. 특히 털이 귀 안쪽까지 풍성한 고양이, 귀지가 많거나 귀를 잘 만지지 않는 고양이에게 흔히 나타납니다. 피부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고, 한쪽 귀에만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염증이 생긴 부위는 붉게 부어오르고, 염증 분비물이 귀 깊은 곳에 고이면서 냄새가 강해지고 귀 내부가 축축하게 젖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귀 진드기(이사증): 기생충에 의한 감염

귀 진드기는 기생충이 고양이의 외이도에 서식하면서 피지, 귀지를 먹으며 생존합니다. 진드기가 피부를 물어 자극하고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고양이는 극심한 가려움과 불편감을 느끼게 됩니다. 감염력도 강하기 때문에 다묘가정, 외부 출입이 잦은 고양이, 입양 초기 고양이에게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진드기는 한 마리만 감염되어 있어도 가족 고양이 전반으로 빠르게 퍼질 수 있어 접촉차단과 동시 치료가 핵심입니다.

냄새, 분비물, 행동으로 구별할 수 있어요

✔ 냄새

• 외이염: 시큼하거나 비릿한 냄새, 감염이 심할수록 고름 냄새에 가까운 악취로 발전합니다.

• 귀 진드기: 비교적 냄새가 약하며, 건조한 냄새나 먼지 냄새, 기생충 자체의 냄새보다는 오래된 귀지에서 오는 가벼운 불쾌한 향이 중심입니다.
  

✔ 분비물

• 외이염: 분비물이 젖어 있고 끈적끈적한 점액성 형태이며, 노란색~진갈색, 때로는 피가 섞여 있기도 합니다. 염증이 심할수록 고름처럼 뭉치며 귀 입구에서부터 내부까지 퍼져 있습니다.
  
• 귀 진드기: 커피 가루나 검은 먼지처럼 마르고 가루 형태인 귀지가 귀 깊숙이 쌓여 있으며, 양쪽 귀에서 동시에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 행동

• 외이염: 귀를 만지는 것을 매우 꺼리고, 자주 고개를 기울입니다. 심한 경우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인 채 걷거나, 밥을 먹을 때 귀를 돌리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귀 진드기: 귀를 격렬하게 긁고, 몸을 과하게 떨며, 바닥이나 가구 모서리에 머리를 문지르는 행동이 반복적으로 나타납니다. 가려움 중심의 과잉 반응이 특징입니다.

자주 혼동되는 증상과 다른 질환과의 감별 포인트

고양이 귀에 문제가 생기면, 보호자 입장에서는 모든 증상이 비슷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증상 자체가 외이염이나 귀 진드기가 아닌 다른 귀 질환에서 비롯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아래와 같은 감별 기준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 이샘(귀 안의 피지선) 낭종: 귀 주변이 붓고, 피부가 검푸르게 변하며 단단한 혹이 만져질 수 있습니다. 냄새보다는 촉각적인 변화가 먼저 나타납니다.
  
• 이물질 이입: 풀씨나 먼지, 모래 등이 귀 안에 들어가 염증을 유발한 경우. 한쪽 귀에 갑작스럽게 증상이 나타나며, 단기간 안에 악화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 중이염, 내이염: 외이염이 심해지면 고막을 지나 중이, 내이까지 염증이 번지며 안면마비, 안구 떨림, 균형 장애 등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고양이가 평소와 다르게 비틀거리거나 눈을 부릅뜨고 있다면 내이염 가능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진단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가장 정확한 방법은 귀 분비물 검체를 채취해 현미경 검사를 시행하는 것입니다. 귀 진드기 감염 시에는 기생충 성체나 알이 움직이는 모습이 관찰되며, 외이염일 경우에는 세균, 효모균, 백혈구, 각질 등 염증 관련 세포들이 다양하게 보입니다.

그 외에도 이경 검사(귀 내부를 들여다보는 내시경 검사)로 외이도 구조의 이상이나 고막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 시 세균 배양 검사를 통해 원인균을 분류할 수 있습니다.

치료 방법은 어떻게 다를까요?

외이염은 원인균의 종류와 염증 강도에 따라 항생제, 항진균제, 항염증제를 귀에 직접 넣거나, 필요 시 경구 투약을 병행합니다. 귀 세정액으로 귀지를 정기적으로 청소하는 것이 치료의 기본이며, 염증을 오래 방치한 경우 청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조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귀 진드기는 기생충 제거에 특화된 약물이 필요하며, 대부분의 경우 국소 적용 점이액이나 외용제가 사용됩니다. 동시에 주변 고양이들도 함께 치료하지 않으면 재감염이 반복되기 때문에 가정 내 모든 고양이를 함께 치료해야 합니다. 소독되지 않은 담요, 캣타워, 빗 등의 생활용품도 반드시 세척하거나 교체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고양이 귀 건강, 관리가 필요할 땐 빠른 내원이 필요합니다.

고양이 귀에서 나는 냄새, 간과하지 마세요. 겉으로 보이지 않더라도 귀 내부에서 염증, 감염, 기생충이 진행되고 있을 수 있습니다. 귀 진드기와 외이염은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원인과 치료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감별이 매우 중요합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는 동물병원 내원 후 세밀한 귀 검사가 필요합니다. 단순 냄새에서 시작된 문제도 조기에 개입하면 금방 좋아질 수 있습니다. 지금, 고양이 귀를 한 번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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