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해 보이던 고양이가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뒷다리를 끌고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은 많은 보호자에게 큰 충격을 줍니다. 이런 급성 마비의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가 바로 ‘혈전색전증(Arterial Thromboembolism, ATE)’입니다. 혈전색전증은 단순히 다리의 문제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심장 질환과 깊이 관련된 응급 질환입니다. 오늘은 고양이에게 흔히 발생하는 혈전색전증의 원인과 증상, 그리고 예후와 관리 방법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고양이 혈전색전증이란? — 심장에서 떨어진 혈전이 다리를 막을 때
고양이 혈전색전증(ATE)은 혈전(피 덩어리)이 혈관을 따라 이동하다가 특정 부위의 혈류를 막아버리는 질환입니다. 고양이에서는 대부분 심장에서 떨어져 나온 혈전이 뒷다리로 가는 대동맥을 막는 형태로 발생합니다. 특히 비대성심근증(HCM)을 앓고 있는 고양이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보고됩니다.
고양이의 심장이 두꺼워지면 내부 공간이 좁아지고, 혈액이 고이거나 소용돌이치며 혈류의 흐름이 불안정해집니다. 이 과정에서 심장 안에 작은 혈전이 형성되고, 어느 날 이 혈전이 떨어져 혈류를 타고 이동하다가 다리로 가는 대동맥 분지 부위를 막게 됩니다. 이 부위는 양쪽 다리로 혈액이 나뉘어 공급되는 갈림길이라, 막히는 순간 두 다리 모두의 혈류가 끊기는 ‘새들 혈전(saddle thrombus)’ 형태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혈액이 공급되지 않으면 고양이의 다리 근육이 산소 부족 상태에 빠지고, 몇 분 내로 극심한 통증과 함께 마비가 시작됩니다. 시간이 지나면 근육이 괴사하고, 신경 손상으로 감각이 사라지며 다리가 차가워집니다. 단순히 다리 문제로 보일 수 있지만, 사실상 심장의 구조적 이상이 만든 결과물이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대표적인 증상 — “갑자기 비명을 지르고 주저앉아요”
고양이 혈전색전증은 그야말로 ‘순간적인 변화’로 시작됩니다. 전날까지만 해도 활발히 뛰던 고양이가, 다음날 아침 갑자기 다리를 끌며 움직이지 못하고, 심한 통증에 울부짖는 모습을 보입니다. 보호자 입장에서는 사고를 당한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갑작스럽습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갑작스러운 뒷다리 마비: 한쪽 또는 양쪽 다리 모두 움직이지 않거나, 몸을 앞으로 끌며 이동하려 합니다. 걸음걸이가 불안정하고, 일어서려다 바로 주저앉는 모습이 나타납니다.
- 발바닥이 차가워짐: 혈류 공급이 끊기면서 다리 온도가 급격히 떨어집니다. 특히 한쪽 다리는 따뜻하고 한쪽만 차가운 경우, 부분적 혈전 가능성이 있습니다.
- 심한 통증 및 울음: 혈류가 막히면서 조직 내 젖산이 쌓여 극심한 통증을 유발합니다. 울거나 몸을 비비며 괴로워하는 행동이 나타납니다.
- 호흡 이상 및 불안: 통증과 함께 심장 부담이 커지면서 호흡이 빠르고 얕아집니다. 이미 심장 기능이 저하된 상태라 산소 부족이 쉽게 나타납니다.
- 맥박 및 심박수 이상: 막힌 다리 쪽은 맥박이 잡히지 않고, 전신적으로는 심박이 불규칙하거나 약해질 수 있습니다.
이때 보호자가 ‘다리만 차가운 것 같네?’ 하며 시간을 지체하면 상태가 급격히 나빠집니다. 혈류 차단 후 6~8시간이 지나면 근육 괴사와 쇼크가 동반될 수 있어, 발견 즉시 병원으로 이송해야 합니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호흡곤란이 함께 보인다면, 이미 심장 기능이 크게 저하된 상태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왜 심장 질환과 연결될까?
고양이의 혈전색전증은 대부분 비대성심근증(HCM)에서 비롯됩니다. 이 질환은 심장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면서 심장 내부 공간이 좁아지고, 그 결과 혈류가 고이거나 순환이 느려져 혈전이 생깁니다. 즉, 혈전은 심장이 이미 정상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경고 신호’입니다.
특히, HCM은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보호자가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혈전이 생기기 전까지는 식욕도 좋고, 평소처럼 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이미 좌심방 확장과 혈류 정체가 진행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혈전이 어느 날 갑자기 떨어지면, 다리뿐 아니라 뇌나 신장, 장기에도 색전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게다가 혈전이 생기는 원인에는 스트레스, 격한 운동, 탈수, 고혈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HCM이 있는 고양이는 겉보기엔 멀쩡해도, 평소 환경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체내 수분·체온을 일정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혈전색전증은 심장 질환의 ‘합병증’으로 봐야 하며, 단순히 혈전을 녹이는 치료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습니다. 심장의 상태를 함께 관리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습니다.

진단·치료·관리 — 신속한 대응과 꾸준한 관찰이 생명입니다
혈전색전증이 의심될 때는 시간이 생명입니다. 병원에서는 뒷다리의 온도, 맥박, 통증 반응을 확인하고, 심장초음파와 도플러 혈류검사로 혈전의 위치와 심장의 상태를 함께 평가합니다. 좌심방이 확장되어 있거나 내부에 혈전 음영이 보이면, 이미 심장 질환이 진행 중인 상태로 판단합니다.
치료는 혈류 회복과 통증 완화, 재발 방지를 목표로 합니다. 항응고제(헤파린, 클로피도그렐 등)를 사용해 혈전 생성을 억제하고, 진통제·산소치료로 통증과 저산소 상태를 조절합니다. 심장 기능 저하가 동반된 경우에는 심부전 약물과 이뇨제를 병행합니다. 다만 혈전을 급하게 녹이면 오히려 염증 반응과 쇼크가 생길 수 있어, 치료는 점진적으로 진행됩니다.
예후는 혈류가 막힌 부위와 발견까지 걸린 시간에 따라 달라집니다. 일부는 한쪽 다리만 걸려 회복되기도 하지만, 대동맥 분지 부위가 막히면 회복률이 낮습니다. 치료 후에도 심장에서 혈전이 다시 만들어질 가능성이 남기 때문에, 항응고제 복용과 정기 심장초음파 검사가 필수입니다. 보호자는 일상에서 다음 사항을 지켜야 합니다.
- 정기검사로 심장 상태와 혈전 위험도 모니터링하기
- 항응고제 복용 중단 금지, 수의사 지시에 따른 용량 유지
- 스트레스 최소화와 조용한 환경 유지
- 적정 체중과 수분 섭취량 관리로 혈류 순환 유지
- 갑작스러운 호흡곤란·마비 증상이 보이면 즉시 병원 이송
이 질환은 재발 위험이 높지만, 꾸준한 약물 관리와 정기검사로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보호자가 아이의 미세한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수의사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가장 강력한 예방법입니다.

고양이 혈전색전증, 진단 및 치료가 필요할 땐 빠른 내원이 필요합니다.
혈전색전증은 고양이 보호자에게 가장 충격적인 응급 질환 중 하나지만, 그만큼 조기 인식과 예방 관리가 중요합니다. 고양이가 갑자기 비명을 지르거나 뒷다리를 끌고 움직이지 못한다면, 단순 근육통이나 관절 문제가 아닌 심장에서 시작된 혈전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정기적인 심장검진과 안정적인 환경 관리로, 갑작스러운 위기를 미리 막고 아이의 삶의 질을 지켜주세요.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동물병원 강서YD동물의료센터는 강아지, 고양이 질병을 비롯하여 반려동물에게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병증을 24시간 진료하고 있습니다. 야간 및 응급 시에도 방문 및 전화 문의가 가능하며 각 분야 전공의의 협진을 통해 반려견과 반려묘의 건강 상태를 빠르게 검진하고 정확하게 진료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보유하고 있지요. 고온, 구토, 설사, 처지고 무기력한 모습, 의식 저하 등 반려동물에게 평소와 다른 모습들이 관찰되었다면 대표번호(02-518-7500) 혹은 채팅을 통하여 언제든 도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상 강서구동물병원 강서YD동물의료센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