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성 심근증(HCM, Hypertrophic Cardiomyopathy)은 고양이에게서 가장 흔한 심장 질환이자, 진행 속도가 매우 느리면서도 예측이 어려운 질환입니다.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건강하다”고 느껴질 만큼 평범하게 지내지만, 어느 날 갑자기 숨이 차거나 식욕이 떨어지는 등 급격한 악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질환은 심장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면서 혈액을 내보내는 힘이 줄어들고, 결국 폐에 체액이 차거나 혈전이 생길 위험으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보호자가 꾸준히 호흡수·체중·식이 상태를 관찰하고 기록하면 HCM의 진행을 조기에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비대성 심근증(HCM) 이해하기 – ‘근육이 강해지는 병’이 아닙니다
‘비대성’이라는 단어 때문에, 마치 심장이 단단해져서 튼튼해지는 질환으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심장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면서 오히려 기능이 떨어지는 병입니다. 고양이 심실 벽이 두꺼워질수록 내부 공간(심실 용적)이 줄어들어, 한 번 수축할 때 내보낼 수 있는 혈액량이 줄어듭니다. 그 결과, 심장이 충분한 혈류를 유지하려고 더 빠르고 강하게 수축하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 결국 고양이 심부전(Heart Failure) 단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질환의 무서운 점은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평소보다 숨이 약간 빠르거나, 식욕이 줄거나, 잠을 많이 자는 정도로만 나타나기 때문에 단순 피로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 시기를 놓치면,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이나 혈전 색전증(ATE) 같은 응급상황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병원 진단 후에는 보호자가 집에서 꾸준히 ‘심장 상태를 읽는 습관’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호흡수 모니터링 – 가장 빠르고 정확한 변화 신호
비대성 심근증이 있는 고양이에게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악화 신호는 ‘호흡수 증가’입니다. 폐에 체액이 차기 시작하면 산소 교환이 어려워지고, 고양이는 더 빠르게 숨을 쉬어 부족한 산소를 보충하려고 합니다.
정상적인 안정 시 호흡수는 분당 20~30회 정도이며, 고양이가 완전히 편히 쉬고 있을 때 측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호자가 손으로 가슴의 오르내림을 1분간 세거나, 스마트폰의 타이머를 사용하면 간단히 측정할 수 있습니다.
- 30회 이하: 정상
- 31~39회: 주의 단계, 초기 폐수종 가능성
- 40회 이상: 병원 방문 필요, 폐부종 가능성 높음
단, 일시적인 스트레스나 놀람으로 인해 순간적으로 호흡수가 빨라질 수 있으므로, 매일 같은 시간대(예: 잠자기 전이나 식사 후 안정 시)에 측정하여 기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수치가 며칠간 꾸준히 증가하는 패턴이라면, 이미 폐에 미세한 체액 축적이 시작되었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근에는 모바일 앱이나 목걸이형 웨어러블 센서로 자동 측정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기계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보호자의 관찰력입니다. 숨소리가 거칠어지거나, 코끝이 들썩이는 작은 변화만으로도 병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체중 변화 – ‘살이 찐다’보다 ‘부풀어 오른다’가 더 위험합니다
심장 질환 고양이의 체중 변화는 단순한 다이어트 문제와 다릅니다. 짧은 기간에 체중이 늘었다면, 지방이 아니라 체액이 쌓였을 가능성을 의심해야 합니다. 비대성 심근증이 진행되면 심장의 펌프 기능이 떨어져 복부에 체액이 고이는 복수나 다리 부종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호자는 매주 한 번, 같은 시간·같은 저울로 체중을 측정해 기록하는 것이 좋습니다.
- 일주일 사이 200g 이상 증가 → 체액 저류 가능성
- 갑작스러운 체중 감소 → 식욕 저하나 전신 컨디션 저하 가능성
특히 체중 증가와 호흡수 상승이 동시에 나타난다면, 이는 폐수종이나 복수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즉시 병원 진료가 필요합니다. 체중 기록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심장의 부담이 얼마나 변했는지를 보여주는 ‘간접 지표’입니다.

식이 관리 – 염분과 수분 균형이 핵심입니다
비대성 심근증이 있는 고양이는 심장에 부담을 줄이는 식단이 필요합니다. 심장이 체액을 밀어내는 힘이 약하기 때문에, 염분이 많으면 체내 수분이 과도하게 유지되어 폐수종 위험이 커집니다. 염분은 가능한 한 최소화해야 하며, 간식으로 주는 참치, 치킨 간조림, 육포류 등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료 선택 시 “Na(나트륨) 함량 0.3% 이하”, “심장 질환용 처방식” 표시가 있는 제품이 적합합니다.
또한, 수분 섭취량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을 너무 적게 마시면 혈액 점도가 높아져 혈전이 생길 위험이 높아지고, 반대로 너무 많이 마셔도 폐수종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분 섭취를 강요하기보다, 평소 패턴을 유지하면서 상태에 따라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수의사가 이뇨제를 처방한 경우라면 습식사료보다는 건사료 비율을 조금 높이는 식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타우린과 오메가3는 심장세포 보호와 혈관 탄력 유지에 도움이 되는 영양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단, 반드시 수의사와 상담 후 용량을 조절해야 합니다.
보호자가 실천할 수 있는 HCM 일상 모니터링 루틴
비대성 심근증은 완치가 어렵지만, 생활 속 기록과 관찰만으로도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질환입니다. 보호자가 매일 다음 세 가지를 실천해 보세요.
- 호흡수 기록: 매일 같은 시간대, 1분간 가슴의 오르내림 측정
- 체중 기록: 주 1회 일정한 저울로 측정, 급격한 변동 확인
- 식이 점검: 나트륨 함량 낮은 사료 유지, 간식 염분 주의
이 세 가지를 꾸준히 기록하면, 수의사가 진료 시 치료 반응이나 약물 조정 여부를 훨씬 정확히 판단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고양이가 평소보다 잠을 많이 자거나, 산책 대신 한곳에 오래 머무른다면 심장이 지쳐간다는 작은 신호일 수 있으므로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고양이 비대성 심근증, 진단 및 치료가 필요할 땐 빠른 내원이 필요합니다.
비대성 심근증은 조용히 진행되는 질환이지만, 보호자의 꾸준한 관찰과 기록으로 충분히 관리 가능한 질환입니다. 호흡수, 체중, 식이는 단순한 일상 관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고양이의 심장이 보내는 미세한 신호를 읽는 과정입니다. 사소한 변화가 바로 생명을 지키는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비대성 심근증의 관리란, 숫자를 보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읽는 일입니다. 보호자의 눈이 가장 정확한 진단 도구라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동물병원 강서YD동물의료센터는 강아지, 고양이 질병을 비롯하여 반려동물에게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병증을 24시간 진료하고 있습니다. 야간 및 응급 시에도 방문 및 전화 문의가 가능하며 각 분야 전공의의 협진을 통해 반려견과 반려묘의 건강 상태를 빠르게 검진하고 정확하게 진료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보유하고 있지요. 고온, 구토, 설사, 처지고 무기력한 모습, 의식 저하 등 반려동물에게 평소와 다른 모습들이 관찰되었다면 대표번호(02-518-7500) 혹은 채팅을 통하여 언제든 도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상 강서구동물병원 강서YD동물의료센터였습니다.